우리는 때로 감정에 목마르다.
오늘은 최근 방문한 식당 중 가장 감성 충만한 곳을 포스팅 하려고 한다. 바로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 식당 이름 부터 감성 한 스푼 듬뿍 들어 가 있다. 이태원에서 조금 올라와 보광동에 자리잡고 있는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 보광동 쪽은 잘 알지 못했는데 구경해보니 골목 구석 구석 감성들이 흩뿌러져 있는 동네였다.
이번 포스팅은 굉장히 사심이 들어갈 예정이다. 그만큼 최근 간 곳들 중 가장 만족스러웠고 꼭 글을 남기고 싶었다.
빌라에 1층에 위치해 있는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 앞에는 와인병과 캠핑의자로 디피가 되어있다. 골목 초입이긴 하지만 어두운 골목거리에서 느껴지는 옛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조금은 낡아 보이는 건물 인테리어가 식당 분위기를 돋구어 준다.
메뉴판. 파스타와, 리조또, 스테이크를 팔고있으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와인도 판매하고 있다. 위치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다. 양 또한 많지 않다.
하지만 맛있다.
블루리본을 신뢰하지 않지만 3개의 블루리본이 왜 달렸는지 알 수 있었다.
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다. 2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테이블의 간격또한 넓지 않다. 만약 방문한 당일 사람들이 많아 내부에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면 내가 받았던 감정들은 달라졌을 것 같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한파 때문에 차량을 갖고 오기 힘든 위치에 있는 이 곳은 우연히도 우리의 공간으로 차지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기 전 미리 준비가 되어있는 식기구들. 각 테이블마다 데코 된 양초가 놓여져 있다. 크리스마스가 이미 지났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은은하게 나는 인테리어에 시작부터 이미 마음이 기울었다.
그리고 내가 반하게 된 조명 월계수 데코레이션. 낡은 빌라에 달려있는 낡고 촌스러운 조명이 이렇게 부티크하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에 감명 깊었다.
옛날, 그리 옛날은 아니지만 정말 힘들게 살던 시절 추운 겨울 바람이 막아지지 않아 항상 옷을 2-3겹 껴입고 알았던 그 시절이 생각났다. 그렇게 살던 날들을 이겨내고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오늘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소소하게 행복을 찾아 나설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아날로그라는 문구처럼, 이 곳의 정체성은 옛 날것인 것 같다. 수 많은 양초들을 이용하여 인테리어를 꾸며논 것들이 인상 깊었다.
방문하기 전 블로그들을 구경하면서 라구는 꼭 시켜야 겠다고 생각하고 방문했다. 나머지 메뉴를 고민하다 오늘의 메뉴인 엔쵸비 새우 오일 파스타를 주문했다.
식전 빵과 화이트와인. 와인을 주문하기전에 레드는 무거울 것 같고, 화이트는 너무 달 것 같아 고민하다 종업원 분께 조심스레 질문드려보니 화이트가 절대 가볍지 않다고 얘기해주셔서 믿고 주문했다.
그 결과는 대 만족. 화이트여서 날라가지 않고 조금은 드라이하지만 가벼워 요리들과 너무 잘 어울렸다. 다음에 방문하면 따로 와인명을 조심스럽게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나온 라구와 엔쵸 오일 파스타. 라구는 생각한 것 만큼 무거웠다. 하지만 먹기 거북하게 무거운게 아닌 입안에 맛을 눌러주는 묵직함. 베네치아에서 먹은 라구가 생각나는 밤이었다. 오히려 여행의 추억이 보정된 그 라구보다 더 맛있게 먹었으니, 더 이상 얼마나 더 맛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예외는 바로 엔쵸 오일 파스타. 오일 파스타를 좋아하기도 하고 오늘의 메뉴라고 해서 기대하고 시켰지만,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름진 오일들 사이로 튀어나오는 엔쵸의 싱싱함. 더불어 마늘과 새우들은 감칠맛을 더해줬다. 최근 먹은 파스타 중 가장 인상깊은 맛이었다. 기대를 하고 온 라구보다 오히려 더 맛있게먹었다.
조금 민망하지만 싹싹 긁어 먹은 그릇들. 정말 맛있게 먹었고 좋은 추억을 선사해 준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에게 감사한다.👏🏻
입안과 마을을 적셔주어 고마웠던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 무조건 재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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